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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by 狂風
091106

근 한 달 여만에 만난 그녀는 여전히 동안이지만 한 달 전(정확히 한 달하고 몇 주 전)보다 더 의젓해져 있었다.
함께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신 것뿐인데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 30 여분밖에 되지 않는 체감 시간이 약속 시간으로부터 3시간가량 경과된 후였다. 7시쯤에 다른 친구가 무주에서 도착한다는 말을 듣고 함께 마중을 가서 교대했다. 그녀처럼 서글서글한 인상이 귀여운 여성이었다. 헤어지면서 날은 어두워졌지만 정신은 좀 맑아진 기분이었다. 아버지를 뵙고자 병원 방향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사람에게 있어 자신이 전적으로 호감을 느낄 수 있는 주변인은 몇 명이나 될까. 그녀는 내게 있어 조건없는 호감을 줄 수 있는 대상이며 감사하게도 나 역시 그녀에게 같은 존재다.
하지만, 그녀는 어려움을 겪을수록 성장하는 반면 나는 항상 성급하며 경솔한 사람이다. 여전히 세상 물정을 모르며 다혈질에 심각한 편애쟁이일 뿐이다. 공정하고 싶은 건 단순히 이런 기질에 대한 반작용임이 분명하다.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특유의 균형을 맞추려는 강박이 공평을 요구하는 거다. 그리고 마음은 앞서지만, 따라주지 않는 이에 걸맞은 행동은 노력이나 반성을 헛수고로 만든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열심히 살지 않으면 그녀의 안식처인 이곳에서 그녀를 맞이할 자격도 없지 않을까 싶었다.

생각을 한다. 내가 네 친구일 수 있는지, 그럴 자격이 되는지, 너의 호감과 호의를 계속 받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by 기유 | 2009/11/06 01:13 | Daily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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