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수술 일정이 있어 오전에 병원을 찾았다. 아버지께서 지난 추석부터 통원 치료를 받으신 곳이다. 내가 동행하는 건 처음이라 병원의 정확한 위치를 오늘에서야 알았다. 함께 접수를 끝내고 잠시 기다릴 요량으로 아버지께서 드실 커피를 뽑으러 갔다. 그때 갑자기 건물이 심하게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현관 바닥 타일이 일제히 융기했다. 황당하기도 잠시, 소리가 이어지며 다른 방향으로 위의 현상이 순식간에 번져갔다. 접수계 직원들은 물론 현관에 있던 환자들과 다른 구역의 간호사들까지 현관으로 나와 함께 놀랐다. 현관의 바닥 타일이 모두 제자리에서 튀어나온 상태였다. 이롭게 들리지 않는 소리가 계속되었다. 병원이 지어진 지 2년 여년이 되었다는데 작년 겨울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고 한다.
지진이 난 줄 알았다는 수군거림과 함께 아버지 함자가 호명되었다. 바로 주사실로 들어갔다. 수술을 위해 옷을 갈아입으신 아버지 손등에 절대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크기의 주사가 놓였다. 아버지 인상이 그렇게 구겨진 건 태어나서 처음 본 것 같다. 신음 하나 들리지 않는다. 보는 내가 안쓰러워서 아프면 아프다고 하시라고 말씀드렸지만, 효과는 없었다. 아버지 옆 침대에서는 다른 사람이 주사를 맞으러 왔는지 '으악, 왕주사다!'라는 어린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리자마자 당사자에게는 미안하긴 해도 웃음이 나왔다. 제자리에서 튄 타일의 마감재를 청소기로 정리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번지다가 차츰 작아졌다. 병원이 이래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무섭게 따뜻하다. 오전인데도 졸음이 밀려왔다.